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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장에서는 사용자와 시스템 간의 대화를 설계하는 '인터랙션 설계'에 대해 다룬다. 훌륭한 인터페이스는 단순히 보기 좋은 것을 넘어, 사용자가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과업에 몰입하게 만든다. 이를 위해 인터랙션 설계의 정의부터 최적의 경험을 위한 조건, 그리고 이를 문서화하는 유스케이스와 시퀀스 모형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1. 인터랙션 설계의 의미

인터랙션 설계는 사용자의 행위에 대해 시스템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 구체화하는 단계이다. 즉, 사용자가 시스템과 만나는 접점이 무엇이며, 그 접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지를 규정하는 작업이다. 여기서 핵심은 “기능을 넣는 것” 자체가 아니라, 같은 정보와 같은 기능이라도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사용자가 느끼는 사용성, 유용성, 신뢰성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인터랙션 설계는 화면 구성(레이아웃)이나 시각 디자인보다 한 단계 더 깊게, 사용자의 행동 흐름과 시스템의 피드백 규칙을 설계 대상으로 삼는 영역이다.

사용자가 버튼을 누르거나 검색어를 입력하는 '입력(Input)'을 하면, 시스템은 내부적인 '처리(Processing)' 과정을 거쳐 다음 화면을 보여주거나 결과를 제시하는 '출력(Output)'을 내놓는다. 인터랙션 설계는 이 전반적인 흐름을 디자인하여, 사용자가 아무런 장애 없이 몰입해서 시스템과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2. 최적의 경험을 위한 인터랙션 조건

2.1 플로우 상태

사용자에게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플로우(Flow)' 상태에 도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플로우란 사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행위 자체에 깊이 몰입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인터랙션 설계의 궁극적 목표는 사용자가 시스템을 사용하는 동안 불필요한 인지적 부담을 느끼지 않고, 과업 수행에 자연스럽게 몰입하도록 돕는 것이다. 교안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플로우(Flow) 개념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플로우란 사용자가 특정 활동에 깊이 몰입하여 시간의 흐름이나 외부 자극을 거의 인식하지 못하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한다. 이 상태에서는 과업의 목표가 분명하고, 수행 결과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이 제공되며, 사용자는 자신의 행동이 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한다. 인터랙션 설계는 이러한 플로우 상태를 유도하기 위한 환경을 설계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플로우 상태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 명확한 목적: 콘텐츠의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 신속한 피드백: 사용자의 행위에 대해 시스템이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한다.
  • 주도권: 사용자가 자신이 시스템을 조정하는 주체라고 인식해야 한다.
  • 집중: 사용자는 자신이 사용하는 콘텐츠에 전적으로 집중하게 되며, 이는 생산성을 높이는 데 큰 효과가 있다.

2.2 투명성(Transparency)의 개념

플로우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조건 중 하나가 투명성(Transparency)이다. 투명성은 시스템이 사용자와 과업 사이를 가로막는 존재가 아니라, 마치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도록 작동하여 사용자가 과업 수행에 온전히 집중하게 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투명한 인터랙션에서는 사용자가 “어떻게 조작해야 하는지”를 의식적으로 고민하지 않는다. 버튼의 의미를 해석하거나, 다음 행동을 추론하거나, 오류의 원인을 분석하는 데 인지 자원을 소모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태에서 사용자는 시스템을 하나의 도구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확장된 환경으로 인식하게 된다. 

투명성 제공을 위한 지침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 첫째, 과업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번거로워지는 부정적 요소를 줄이는 것이다.
  • 둘째, 사용자가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지점에 긍정적 요소를 늘리는 것이다.
  • 셋째, 사용자가 원하는 과업을 조화롭게 수행하도록 상충 요소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3. 투명성 향상을 위한 인터랙션 설계 가이드라인

인터랙션 설계에서 투명성이란 사용자가 시스템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와 과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설계 특성을 의미한다. 투명한 인터랙션은 사용자의 인지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판단이나 기억을 요구하지 않으며, 시스템이 마치 자연 환경의 일부처럼 작동하도록 한다. 본 절에서는 교안에서 제시한 투명성 향상을 위한 세 가지 핵심 가이드라인, 부정적 요소 줄이기, 조화로운 행동 유도하기, 긍정적 요소 더하기를 중심으로 인터랙션 설계 원칙을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3.1 부정적 요소 줄이기

인터랙션 관점에서 서비스의 부정적 요소란 사용자가 과업을 수행하는 데 본질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모든 요소를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불편한 기능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기억력, 주의력, 판단력을 과도하게 요구하여 인지적 부담을 증가시키는 설계 전반을 포함한다.

부정적 요소 줄이기를 위한 주요 지침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사용자에게 무언가를 암기하도록 요구하지 말 것이다. 사용자가 힌트를 보고 추론하는 수준을 넘어, 특정 정보를 정확히 기억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인지적으로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투약 시간, 설정 값, 이전 상태와 같은 정보를 사용자가 기억해야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면, 이는 투명성을 크게 저해한다. 따라서 시스템은 사용자의 기억을 전제로 설계되기보다, 필요한 정보를 언제든지 제공하거나 자동으로 관리해야 한다.

둘째, 사용자에게 세팅을 반복적으로 요구하지 말 것이다. 시스템 사용 시 초기 설정이나 환경 구성은 불가피할 수 있으나, 이를 매번 반복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부정적 요소에 해당한다. 시스템 사용 시 설정을 재조정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불편이 발생하며, 이러한 상황을 대비해 반복적인 설정 요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사용자의 이전 선택을 존중하고, 맥락을 기억하는 인터랙션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지점이다.

셋째, 사용자가 오류를 범하도록 유도하지 말 것이다. 사용 과정에서 오류를 경험한 이후 경고 메시지를 제시하는 방식은 이미 사용자의 몰입을 방해한 이후의 대응이다. 오류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잘못된 선택이 이루어지기 전에 맥락적 안내를 제공하거나, 잘못된 입력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제약을 두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넷째, 사용자에게 쓸데없는 정보를 반복적으로 노출하지 말 것이다. 광고, 불필요한 알림, 과도한 안내 메시지는 사용자에게 추가적인 판단을 요구하며, 과업 집중도를 저하시킨다. 사용자에게 필요하지 않은 정보나 추가적인 내용을 과도하게 강조하지 말 것을 명확히 지적하고 있다.

다섯째, 사용자에게 선택을 과도하게 요구하지 말 것이다. 선택은 사용자의 통제감을 높이는 요소이지만, 과도한 선택지는 오히려 부담이 된다. 사용자가 전반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사전에 예측하고 이를 자동으로 적용하되, 필요할 경우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도록 설계할 것을 제시한다. 이는 ‘선택의 자유’와 ‘인지 부담 감소’ 사이의 균형을 고려한 지침이다.

제시된 PillPack과 Pilo 사례는 이러한 원칙을 잘 보여준다. 사용자는 약의 투약 일자나 시간을 기억할 필요가 없으며, 이미 복용한 약을 다시 복용하거나 복용하지 않았는데 복용한 것으로 오인하는 상황을 겪지 않는다. 또한 두 서비스 모두 투약 기능 외의 불필요한 요소를 배제함으로써, 사용자에게 쓸데없는 정보나 행동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는 부정적 요소 제거가 투명성 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함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3.2 긍정적 요소 더하기

긍정적 요소 더하기는 투명한 인터랙션 설계를 위해 ‘사려 깊은 사람’이라는 준거점을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시스템을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사용자의 상태와 맥락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존재로 인식하게 만드는 설계 전략이다.  긍정적 요소의 핵심 지침을 네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사용자에게 관심을 가질 것이다. 이는 사용자가 입력한 정보뿐 아니라, 주변 정황과 행동 맥락까지 고려하는 설계를 의미한다. 사용자의 상태를 이해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인터랙션은 신뢰 형성의 기반이 된다.

둘째, 한발 먼저 대처할 것이다.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파악하여,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필요한 기능이나 정보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사용자가 무엇을 필요로 할지 예측하여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셋째, 상식적으로 행동할 것이다. 시스템은 일반적인 인간의 상식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반응해야 하며, 사용자가 별도의 학습을 통해 이해해야 하는 행동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넷째, 융통성 있게 반응할 것이다. 사용자의 지시가 시스템의 내부 규칙과 약간 어긋나더라도, 본래 목적이 명확하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시스템이 규칙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 중심으로 해석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 「업그레이드」 사례는 긍정적 요소 더하기의 극단적 예시를 제공한다. 시스템은 사용자가 자살 시도를 할 가능성을 고려하여 사전에 대응하고, 반복적인 약물 투여 명령을 위험 신호로 해석하여 선제적으로 개입한다. 또한 병원 이송을 즉각적으로 제안하는 장면은 시스템이 상식적 판단과 융통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된다. 이 사례는 긍정적 요소가 사용자 보호와 직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3.3 조화로운 행동 유도하기

조화로운 행동 유도란 상충될 수 있는 인터랙션 요소를 사전에 파악하고, 적절한 수준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설계하는 지침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기능을 단순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와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도록 전체 구조를 조정하는 과정이다.

조화로운 행동 유도를 위한 네 가지 설계 지침을 제시한다.

첫째, 간단하지만 유연한 인터랙션이다. 사람과 시스템이 상호작용할 때, 제품의 목적이 명확하게 드러나야 하며, 사용자가 시스템을 유연하게 조정할 여지가 있어야 한다. 이는 사용자가 시스템의 구조를 빠르게 이해하고, 자신의 목표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둘째, 보편적이지만 예외적 상황을 고려한 인터랙션이다. 대부분의 사용자가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중심으로 설계하되, 소수의 예외적 상황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  최적의 경로를 제공하되, 다른 선택지를 옵션으로 남겨두는 설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셋째, 추상적이지 않고 직관적인 인터랙션이다. 디지털 시스템은 사용자가 별도의 학습 없이도 상식적으로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작동해야 한다. 이는 사용자가 시스템의 내부 규칙을 이해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다음 행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핵심 조건이다.

넷째, 순응적이지만 대화가 가능한 인터랙션이다.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지시에 순응해야 하지만, 단순한 명령 수행에 그치지 않고, 맥락에 따라 약간의 변화를 허용해야 한다. 디지털 시스템의 센서나 조작법이 다르더라도, 사용자가 본래 목적한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헬스 트래커 Healthily 사례는 이러한 조화로운 행동 유도의 구현 예이다. 단순한 세 개의 네비게이션 메뉴, 언제든 접근 가능한 챗봇 모드, 개인화된 건강 가이드 제공, 다양한 대응 시나리오 제시는 사용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는 행동을 자연스럽게 선택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사용자의 행동을 강제하지 않으면서도, 서비스의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조율하는 인터랙션 설계의 모범 사례이다.

투명성 향상을 위한 인터랙션 설계는 단순히 사용성을 높이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의 인지, 행동, 감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설계 철학이다. 부정적 요소를 줄이고, 조화로운 행동을 유도하며, 긍정적 요소를 더하는 세 가지 가이드라인은 사용자가 시스템을 의식하지 않고 목표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핵심 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은 이후 UI 설계, 서비스 설계, 그리고 인공지능 기반 인터랙션 설계 전반의 이론적 기반으로 작용한다.


4. HCI3.0의 인터랙션 가이드라인

HCI 3.0은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컴퓨터 상호작용의 핵심 요소로 편입된 단계를 의미한다. 기존의 HCI 1.0과 2.0이 명령 기반 상호작용이나 사용자 경험 중심 설계에 초점을 두었다면, HCI 3.0은 학습하고 판단하며 예측하는 시스템과의 상호작용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도입된 디지털 시스템에서는 기존 인터랙션 설계 원칙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추가적인 설계 지침이 요구된다. 본 절에서는 두 가지 핵심 관점을 중심으로, HCI 3.0 환경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인터랙션 가이드라인을 설명한다.

4.1 인공지능 기반 인터랙션의 불확실성

인공지능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지각, 추론, 실행 과정에서의 가변성이다. 전통적인 디지털 시스템은 고정된 규칙과 명시적인 조건에 따라 동작하며, 동일한 입력에는 동일한 출력이 제공되는 구조를 가진다. 반면 인공지능 시스템은 학습 데이터의 특성, 입력 맥락, 모델의 업데이트 여부 등에 따라 상호작용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인공지능 기반 인터랙션은 사용자의 행동과 시스템 반응이 예상 범위를 벗어날 가능성을 내포한다. 사용자는 시스템의 반응을 완전히 예측하기 어려워지며, 이는 인터랙션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사용자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동시에 혼란과 불신을 야기할 위험도 내포한다.

따라서 HCI 3.0 환경에서의 인터랙션 설계는 단순한 조작의 용이성을 넘어, 시스템의 행동 범위와 변화 가능성을 사용자에게 인지 가능한 형태로 드러내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아야 한다. 사용자는 시스템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뿐만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 반응이 달라질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예측 가능성과 신뢰 형성의 핵심 조건이 된다.

4.2 학습 오류와 할루시네이션 문제에 대한 대응

인공지능 시스템은 학습되지 않았거나 잘못 학습된 영역에 대해 부정확한 추론 결과를 생성할 수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흔히 할루시네이션 문제로 설명된다. 이는 단순한 오류 메시지나 기능 실패와는 성격이 다르며, 사용자에게 그럴듯하지만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터랙션 차원의 심각한 문제로 작용한다. 특히 의료, 금융, 교육과 같이 결과에 대한 책임이 사용자에게 귀속되는 영역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기술적 성능 개선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인터랙션 설계 차원에서 사용자가 시스템의 결과를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하도록 유도할 것인지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 기반 인터랙션에서는 시스템의 판단 결과가 항상 정답이 아니라는 전제가 명확히 드러나야 하며, 사용자에게 최종 결정 권한이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또한 시스템이 제시하는 결과가 어떠한 조건과 맥락에서 도출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가 결과를 비판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사용자가 인공지능의 제안을 수정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선택지를 항상 유지하는 것은 HCI 3.0 환경에서의 기본적인 인터랙션 윤리라 할 수 있다. 이는 시스템과 사용자 간의 책임 구조를 명확히 하고, 기술에 대한 맹신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4.3 사용자 맥락을 고려한 인터랙션 가이드라인

인공지능 시스템의 인터랙션 설계는 사용 환경과 사용자 특성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동일한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와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요구되는 설명 수준과 통제 방식이 다르다. 따라서 인터랙션 가이드라인은 시스템이 사용되는 맥락, 사용자의 지식 수준, 기술에 대한 태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설계되어야 한다.

이는 인공지능의 복잡성을 그대로 노출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사용자에게 필요한 수준으로 구조화하여 제공하라는 의미이다. 사용자는 시스템의 모든 내부 작동 원리를 알 필요는 없지만,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근거와 통제 수단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설계는 사용자가 시스템을 능동적으로 활용하도록 돕고,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기반이 된다.

HCI 3.0의 인터랙션 가이드라인은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으로 인해 증가한 불확실성과 복잡성을 사용자 경험의 관점에서 관리하기 위한 설계 원칙이다. 이는 사용성 향상에 머무르지 않고, 예측 가능성, 설명 가능성, 책임 구조를 함께 고려하는 접근을 요구한다. 궁극적으로 HCI 3.0의 인터랙션 설계는 인공지능을 얼마나 고도화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그 지능을 사용자가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신뢰하며, 어떻게 통제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이러한 관점은 이후 설명 가능 인공지능과 윤리적 인터랙션 설계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이론적 토대가 된다.


5. 유스케이스 다이어그램

5.1 유스케이스의 개념과 목적

유스케이스(Use Case)는 시스템의 동작을 사용자 관점에서 표현한 시나리오이다. 이는 시스템이 내부적으로 어떻게 구현되는가를 설명하기보다는, 사용자가 시스템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상호작용을 기술하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유스케이스는 기능 명세서나 기술 설계 문서라기보다, 사용자 요구 사항을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합의하기 위한 모델링 도구이다.

유스케이스는 시스템 분석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분석가는 유스케이스를 통해 시스템에 요구되는 기능을 사용자 관점에서 정리할 수 있으며, 사용자는 이를 통해 시스템이 자신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시스템을 분석하는 사람과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람은 시스템의 사용 방법에 대해 공통된 이해를 형성하게 된다.

유스케이스 다이어그램은 이러한 유스케이스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도식으로, 시스템에 요구되는 기능을 사용자 관점에서 구조화하여 나타낸다. 이는 이후 인터랙션 설계, 시퀀스 모델링, UI 설계로 이어지는 과정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5.2 유스케이스 작성의 기본 원칙

유스케이스는 작성 목적에 맞게 단순하고 명확하게 구성되어야 한다. 첫째, 사용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스케이스는 개발자를 위한 내부 문서가 아니라, 사용자와 분석가가 함께 이해하기 위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둘째, 유스케이스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수행되는 정상적인 상황에 초점을 둔다. 예외 처리나 오류 상황은 별도의 분석 단계에서 다루며, 유스케이스 자체는 기본 흐름을 명확히 드러내는 데 집중한다.

셋째, 빈번하게 발생하는 행위에 집중하여 하나의 기능을 표현해야 한다. 유스케이스는 하나의 기능 단위를 표현하는 도구이므로, 지나치게 많은 기능을 하나의 유스케이스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이로 인해 유스케이스는 전체 시스템을 포괄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단편적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원칙은 유스케이스를 요구 사항 분석과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5.3 유스케이스 다이어그램의 구성 요소

유스케이스 다이어그램은 몇 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된다. 액터(Actor)는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외부 주체를 의미하며, 반드시 사람이 아니라 다른 시스템이나 외부 서비스일 수도 있다. 액터는 시스템 외부에 위치하며, 시스템에 특정 행위를 요청하는 존재이다.

  • 유스케이스(Use Case)는 액터가 시스템을 통해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을 나타내며, 타원 형태로 표현된다. 유스케이스는 시스템이 제공해야 할 기능의 단위를 의미한다.
  • 시스템 경계(System Boundary)는 시스템의 범위를 나타내는 사각형으로, 어떤 기능이 시스템 내부에 포함되는지를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사용된다. 다만 실제 설계 과정에서는 시스템 경계를 생략하는 경우도 많으며, 필요할 때 선택적으로 사용된다.
  • 관계(Relationship):
    • 연관(Association): 액터와 유스케이스 간의 상호작용.
    • 포함(Include): 필수적으로 실행되어야 하는 기능 (예: '로그인'은 '송금'에 포함됨). 하나의 유스케이스가 실행되기 위해 반드시 다른 유스케이스의 행위를 포함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는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기능을 분리하여 재사용성을 높이기 위한 관계이다. 예를 들어, 특정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항상 인증이 필요하다면, 인증 기능은 포함 관계로 표현된다.
    • 확장(Extend): 특정 조건에서 선택적으로 실행되는 기능 (예: 'CD 대여'는 '도서 대여'의 확장). 확장 관계는 특정 조건이 만족될 때만 실행되며, 기본 유스케이스의 흐름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확장은 포함과 달리 필수적인 관계가 아니다.
    • 일반화(Generalization): 개념의 확대 (예: '도서 검색'의 하위로 '신간 검색'),  기능의 상속 관계를 의미한다. 보다 일반적인 유스케이스를 상위 개념으로 두고, 이를 구체화한 유스케이스를 하위 개념으로 표현한다. 이는 기능을 확장된 개념 구조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관계 표현을 통해 유스케이스 다이어그램은 단순한 기능 목록이 아니라, 기능 간의 구조적 관계를 설명하는 모델로 확장된다.


5.4 유스케이스 다이어그램 작성 단계

유스케이스 다이어그램 작성은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가”를 출발점으로 하여, 이를 “시스템이 어떤 기능을 제공해야 하는가”로 구조화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작성 절차는 단순히 도형을 그리는 기술이 아니라, 요구 사항을 기능 단위로 정제하고 관계를 논리적으로 배치하는 모델링 절차이다. 아래에서는 유스케이스 다이어그램을 체계적으로 작성하기 위한 단계를 순차적으로 설명한다.

1단계. 시스템 범위와 목적 정의하기

유스케이스 다이어그램 작성의 첫 단계는 액터(Actor)를 정의하는 것이다. 액터란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모든 외부 주체를 의미하며, 일반적인 사용자뿐만 아니라 관리자, 외부 시스템, 자동화된 모듈 등도 포함된다. 즉, 액터는 시스템 내부에 속하지 않으면서 시스템과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수행하는 모든 주체이다. 일반적인 사용자 중심 설계(UCD) 관점에서 액터는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모든 사용자”를 의미하지만, 디지털 환경에서는 이를 보다 확장하여 해석해야 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 헬스 환경에서는 다음과 같은 액터 유형이 존재한다.

공통 액터는 사용자와 시스템 간의 상호작용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를 포괄적으로 의미한다. 클라이언트(Client)는 환자, 의사, 보호자 등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결과에 영향을 받는 주체를 의미하며, 시스템 내에서 특정 행위를 수행한다. 모듈(Module)은 사용자의 활동에 대해 모니터링이나 평가를 수행하는 시스템 구성 요소로, 자동화된 처리 주체로 간주된다. 관리자는 시스템을 유지·관리하는 사람으로, 사용자 관리나 설정 변경과 같은 관리 기능을 수행한다. 이 단계의 목적은 “누가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가”를 명확히 정의하여, 이후 유스케이스 도출의 기준점을 마련하는 데 있다.

  • 주요 사용자(Primary actor): 시스템 사용의 주체이며 목표를 가진다.
  • 보조 사용자(Secondary actor): 주요 사용자 목표 달성을 지원하거나 제한한다(관리자, 보호자 등).
  • 외부 시스템(External system): 인증 서버, 결제 시스템, 알림 서비스 등.

2단계. 각 액터의 유스케이스 도출

두 번째 단계는 각 액터가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며 수행하는 유스케이스를 작성하는 단계이다. 유스케이스는 액터가 시스템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 중심의 행위를 의미하며, 단순한 버튼 조작이나 화면 이동이 아니라 기능 단위의 행위이다. 
이 단계에서는 디지털 환경에서 액터가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며 발생하는 동작을 정리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 헬스 환경의 경우, 클라이언트는 개인 건강 데이터를 입력하거나 조회하고, 시스템 사용을 위해 회원 가입이나 로그인을 수행하며, 특정 기능을 통해 데이터를 확인하는 행위를 수행한다. 모듈은 사용자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이나 평가를 수행하는 역할을 가진다. 관리자는 시스템 운영을 위해 사용자 계정을 관리하거나 문제를 처리하고, 서비스 구성을 관리하는 유스케이스를 가진다.

유스케이스는 일반적으로 “동사 + 목적어” 형태로 명확하게 작성하며, 하나의 유스케이스는 하나의 목적을 가지도록 구성한다. 이 단계의 결과는 액터별로 정리된 유스케이스 목록이다.

3단계. 액터–유스케이스 구분 및 시스템 경계 설정

세 번째 단계에서는 액터와 유스케이스를 명확히 구분하고, 시스템 경계(System Boundary)를 설정한다. 시스템 경계는 다이어그램에서 사각형으로 표현되며, 시스템이 책임지는 기능의 범위를 나타낸다. 시스템 경계 안에는 유스케이스만 위치하며, 액터는 반드시 경계 밖에 배치한다. 이를 통해 어떤 기능이 시스템 내부 기능인지, 어떤 주체가 외부에서 상호작용하는지 시각적으로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  이 단계는 시스템 범위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발생할 수 있는 기능 중복, 책임 범위 혼란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복합 디지털 시스템에서는 경계 설정이 불분명할 경우, 유스케이스가 과도하게 확장되거나 외부 시스템의 기능까지 포함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4단계. 액터–유스케이스 간 연관 관계 표현

네 번째 단계는 액터와 유스케이스 간의 관계를 실선으로 연결하여 표현하는 단계이다. 이를 연관 관계(Association)라고 하며, 액터가 해당 유스케이스를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관 관계는 일반적으로 방향성이 없는 실선으로 단순하게 표현한다. 화살표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유스케이스 다이어그램의 목적이 흐름이나 순서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사용 가능 관계를 표현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액터는 여러 개의 유스케이스와 연관될 수 있으며, 하나의 유스케이스 역시 여러 액터와 연결될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관계의 수가 지나치게 많아지지 않도록 유스케이스의 수준을 다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5단계. 유스케이스 간 관계 정리 및 최종 다이어그램 구성

다섯 번째 단계에서는 유스케이스 간의 관계를 정리하여 최종 다이어그램을 완성한다. 이때 사용되는 대표적인 관계는 포함(include), 확장(extend), 일반화(generalization)이다. 

  • 포함 관계는 하나의 유스케이스가 실행되기 위해 반드시 다른 유스케이스를 포함해야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는 공통 기능을 분리하여 재사용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이다.
  • 확장 관계는 기본 유스케이스에 대해 선택적으로 추가되는 기능을 의미한다. 특정 조건에서만 실행되며, 기본 흐름에는 필수적이지 않다. 
  • 일반화 관계는 기능의 개념적 확장을 표현하며, 상위 유스케이스와 하위 유스케이스 간의 상속 관계를 나타낸다. 이는 유사한 기능을 개념적으로 정리하는 데 유용하다.

이러한 관계를 정리한 후, 전체 다이어그램의 가독성과 논리적 일관성을 점검하여 최종 유스케이스 다이어그램을 완성한다. 액터와 유스케이스가 상호작용하는 관계를 실선으로 연결한다. 이는 액터가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연관은 보통 방향 화살표 없이 단순 실선으로 표현한다.
  • 하나의 유스케이스에 여러 액터가 연결될 수 있다.
  • 하나의 액터가 여러 유스케이스를 사용할 수 있다.
  • 연관이 많아지면 유스케이스 수준을 다시 조정하거나 다이어그램을 분리한다.
유스케이스 다이어그램 작성 단계는 액터 정의에서 출발하여 유스케이스 도출, 관계 설정, 구조 정리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분석 과정이다. 이 과정은 사용자 요구를 기능 단위로 구조화하고, 시스템의 역할과 범위를 명확히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올바르게 작성된 유스케이스 다이어그램은 이후 시퀀스 다이어그램과 인터랙션 설계의 핵심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6. 시퀀스 모형 디자인

6.1 시퀀스 모형의 개념과 역할

시퀀스 모형(Sequence Model)은 각각의 상호작용 경우, 즉 각 유스케이스에 대해 구체적인 상호작용의 체계와 흐름을 시간 순서에 따라 표현하는 도구이다. 유스케이스 다이어그램이 “누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구조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이라면, 시퀀스 모형은 “그 일이 실제로 어떤 순서와 조건으로 일어나는가”를 상세히 설명하는 모델이다.

시퀀스 모형의 핵심 목적은 사용자와 시스템이 상호작용하는 접점뿐만 아니라, 각 접점에서 발생하는 동작, 판단, 전환, 중단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설계자는 사용자 과업뿐 아니라, 시스템이 그 과업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어떤 구조를 갖추어야 하는지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시퀀스 모형은 단순한 화면 흐름도가 아니라, 사용자 행동과 시스템 반응이 맞물려 진행되는 논리적 상호작용 구조를 설계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6.2 시퀀스 모형의 설계 관점

시퀀스 모형은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설계된다.

  • 첫째, 시퀀스 모형은 행동의 나열이 아니라 관계의 설계이다. 사용자의 행동 하나하나는 시스템의 상태 변화나 다음 행동을 유발하며, 이러한 인과 관계가 시퀀스를 구성한다.
  • 둘째, 시퀀스 모형은 사용자 관점과 시스템 관점을 동시에 다룬다. 사용자가 무엇을 하는지는 물론, 그에 대응하여 시스템이 어떤 처리를 수행하고 어떤 조건을 확인하는지까지 포함한다.
  • 셋째, 시퀀스 모형은 정상 흐름뿐 아니라 중단, 오류, 방해 요소를 함께 고려한다. 이는 실제 사용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반영하기 위함이다.

6.3 시퀀스 모형 제작의 전체 절차

시퀀스 모형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절차를 통해 제작된다.
과업 분석 과정에서 수집된 구체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개인 시퀀스 모형을 작성하고, 여러 개인 시퀀스 모형을 통합하여 결합 시퀀스 모형을 제작한다. 이를 통해 개별 사례의 특수성과 전체 시스템의 공통 구조를 동시에 이해할 수 있다.

6.4 개인 시퀀스 모형의 개념

개인 시퀀스 모형은 사용자의 실제 행동과 과업 수행 과정을 기준으로, 실제로 일어난 일을 재구성한 모형이다. 이는 평균적인 사용자 흐름이 아니라, 특정 사용자가 특정 상황에서 경험한 상호작용을 충실히 반영한다. 개인 시퀀스 모형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 첫째, 현실 기반의 상세한 행동 데이터를 포함한다.
  • 둘째, 사용자의 의도와 감정, 맥락 변화가 드러난다.
  • 셋째, 설계자가 예상하지 못한 문제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

6.5 개인 시퀀스 모형 작성 단계

개인 시퀀스 모형은 다음과 같은 6단계를 거쳐 작성된다.

  • 1단계. 유스케이스별 풀 차트 생성: 각 유스케이스마다 새로운 플로 차트를 만들고, 상단에 사용자 코드와 시퀀스 제목을 작성한다. 이는 분석 대상 과업을 명확히 구분하기 위함이다.
  • 2단계. 촉발 원인 정의: 사용자가 해당 유스케이스를 시작하게 된 촉발 원인(trigger)을 찾는다. 이는 외부 자극, 내부 동기, 상황적 필요 등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시퀀스의 출발점이 된다.
  • 3단계. 행동 단계 세분화: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사용자가 실제로 수행한 행동을 시간 순서에 따라 가능한 한 자세하게 작성한다. 이때 행동을 지나치게 추상화하지 않고, 실제 수행 단위로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 4단계. 의도와 계기 구분: 각 행동 단계마다 행동을 유발한 계기(trigger)와 그 이면의 의도(intent)를 구분하여 작성한다. 의도는 반드시 합리적일 필요는 없으며, 무의식적이거나 감정적인 이유도 포함한다.
  • 5단계. 장애 요소 반영: 사용자가 과업 수행 중 겪은 장애(Breakdown)를 명시한다. 이는 시스템 오류뿐 아니라, 환경적 방해, 인지적 혼란, 감정적 불편까지 포함한다. 장애가 발생한 경우, 다른 과업으로 전환되거나 기존 과업이 방해받은 상황을 모두 반영한다.
  • 6단계. 시퀀스 전체 의도 도출: 시퀀스를 마친 후, 해당 시퀀스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의도를 상단에 정리한다. 하나의 시퀀스에는 하나 이상의 의도가 존재할 수 있으며, 이는 이후 결합 시퀀스 모형의 핵심 자료가 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자신의 현재 마음 건강 상태를 알고자 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시퀀스는 다음과 같은 흐름을 가진다. 사용자는 스트레스 상태를 확인하고자 시스템을 실행하며, 다양한 진단 기능을 탐색한다. HRV 측정을 선택하고 측정을 진행하지만, 조명이나 환경 소음으로 인해 정확한 측정이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사용자는 장소를 이동하거나 환경을 조정한 뒤 다시 측정을 시도한다. 측정이 완료되면 결과를 확인하고, 더 이상 측정이 필요 없다고 판단되면 시퀀스가 종료된다.

이 과정에서 의도, 행동, 장애가 반복적으로 교차하며, 시퀀스 모형은 이러한 흐름을 구조적으로 드러낸다.

6.6 결합 시퀀스 모형의 의의

결합 시퀀스 모형은 여러 개인 시퀀스 모형을 종합하여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핵심 구조와 패턴을 추출한 모형이다. 이는 개별 사용자의 특수성을 넘어, 시스템 차원에서 고려해야 할 설계 구조를 도출하는 데 목적이 있다.

결합 시퀀스 모형을 통해 설계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다.

  • 사용자 과업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시스템은 어떤 순서의 처리를 제공해야 하는가.
  • 어떤 지점에서 장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가.
  • 사용자의 의도 전환이 자주 일어나는 구간은 어디인가.
시퀀스 모형 디자인은 사용자 행동을 시간 흐름에 따라 재구성함으로써, 상호작용의 논리와 구조를 깊이 이해하기 위한 설계 도구이다. 개인 시퀀스 모형은 실제 경험을 충실히 반영하고, 결합 시퀀스 모형은 이를 일반화하여 시스템 설계의 근거를 제공한다. 시퀀스 모형은 유스케이스 다이어그램 이후 단계에서 인터랙션 설계를 구체화하는 핵심 방법론이며, 사용자 중심 시스템 설계를 위한 중요한 이론적·실무적 도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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